선생과 여고생 제자가 결성한 밴드…"홍대 뒤집었다" [방준식의 아티스트&]

입력 2022-09-07 06:00   수정 2022-09-07 08:53



"해서웨이(hathaw9y)가 홍대 공연장에 뜨는 날이면 전부 매진입니다."

인디 밴드 불모지 부산에서 요즘 가장 떠오르는 밴드가 있다. 2년 만에 세이수미, 보수동쿨러와 함께 '부산 3대 밴드'로 떠오른 해서웨이다. 이미 홍대 팬들 사이에서는 '제2의 혁오'로 떠오르면서 가장 핫한 밴드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 데뷔해 단숨에 홍대를 사로 잡고 '인디 페스티벌 성지' 펜타포트 무대까지 오른 해서웨이를 지난 8월17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해서웨이는 2020년 데뷔한 90년대생 대표 Z세대 밴드다. 리더 강키위(보컬 기타)와 이특민(보컬 베이스), 최세요(드럼) 3명으로 이뤄진 단촐한 구성이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듣는 순간 공백 없는 사운드와 혼성 보컬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룹명은 드러머 최세요가 좋아하는 1970년대 소울·R&B 싱어 도니 해서웨이(Donny Hathaway)의 이름에서 따왔다.

어린시절 서태지를 보고 자란 리더 강키위는 10살때 처음 기타를 배웠다. 밴드가 너무 하고 싶어 20살이 되자마자 대학 대신 성인 밴드에 지원서를 내고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드러머 최세요와 만났다. 죽이 잘맞았던 둘은 팀 해체후 함께 밴드를 결성하기로 결심한다. 강키위는 "자작곡을 몇곡 만들어 최세요에게 들려줬는데 너무 좋다고 칭찬해줘 용기를 얻어 밴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밴드를 하기에는 돈이 부족했던 강키위는 학교에서 밴드부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그곳에서 학생이던 이특민을 만난다. 이특민은 "밴드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학교에서 베이스를 배우다 밴드 섭외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키위는 "처음에는 특민이를 베이스를 시키려고 했었다"며 "그러다 우연히 노래를 시켰는데 잘해서 보컬도 맡겼죠"라며 결성 당시를 회상했다. 이특민은 마치 취업사기처럼 자연스럽게 밴드에 합류했다. 그렇게 혼성보컬 3인조 밴드가 만들어졌다.

데뷔앨범 EP '보이 러브스 헤일리'의 '보이', '러브', '헤일리' 3곡은 강키위가 그동안 써놨던 자작곡들이다. 가장 공들인 곡은 '보이'다. 이특민이 가진 보컬에 맞춰 밝고 힘이 나는 곡을 만들었다. 무료 음원 사이트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데모곡이 반응이 왔다. 그 기세를 몰아 앨범을 제작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그때 부산음악창작소가 손을 내밀었다. 강키위는 "운좋게 앨범 제작 지원사업에 뽑혔고 그 돈으로 서울에서 녹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국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줄 알았던 부산 쇼케이스에 관객 80명이 모였다. 생애 첫 공연을 마쳤지만 공연을 할 무대가 없었다. 부산에는 인디 공연장이 2곳 뿐이었다. 그마저도 코로나 기간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곡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겼다. 그렇게 해서웨이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 시킨 곡 '낙서'를 작업하게 된다. 강키위는 "낙서 가사는 드러머가 최세요가 썼다"며 "기타 리프를 만들면 최세요가 가사를, 이특민이 가이드를 부르면서 완성했다"고 음악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해서웨이는 고향 부산보다 서울 홍대에서 더 유명세를 탔다. 그들이 매달 2번 부산에서 올라오면 순식간에 홍대 공연장이 매진됐다. 강키위는 "사실 코로나 기간에 스탠딩을 못해 앉아서 하는 공연을 해 매진이 쉬웠다"며 "덕분에 홍보효과를 톡톡히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튜브 무대 영상이 조회수 30만명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해서웨이에 '제2의 혁오 밴드'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세이수미, 보수동쿨러와 함께 이름을 견주며 '공연 불모지'던 부산이 '인디 밴드의 성지'가 됐다는 말도 나왔다.

최근 해서웨이는 보수동쿨러와도 함께 EP '러브 샌드'를 내놨다. 기존의 우울하고 센티멘털한 곡들과 달리 개그 코드를 녹였다. 강키위는 "진지한 곡만 하지 않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곡을 만든다"며 "평소 개그 욕심도 많아 뮤직비디오도 기획했다"고 말했다.

생애 첫 펜타포트 무대도 성공적으로 끝냈다. 지난 8월5일부터 열린 페스티벌을 3일간 13만명을 몰렸다. 해서웨이는 세컨드 스테이지 공연이었지만 관객 수만명이 몰렸다.

9월8일에는 멜론 트랙제로 얼라이브 공연도 나선다. 강키위는 "트렉제로에 선정된 '러브'는 여러가지 버전이 있다"며 "어떤 '러브'가 올라 올지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해서웨이는 뮤직플랫폼 멜론의 인디 아티스트 조명 프로젝트 ‘트랙제로’에서 데뷔곡 ‘love’로 90년대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선정된바 있다.

해서웨이는 롤모델 밴드로 세이수미를 꼽았다. 롤링스톤과 앨튼존도 극찬한 밴드 세이수미는 부산 인디 밴드신의 중심으로 후배들을 이끌어 주고 있다고 한다. 강키위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밝혔다. "올해 지금까지 낸 음원들로 CD와 LP를 내고, 내년 정규 앨점도 발매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처럼 성실하고 재미있게 활동할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8월18일 해서웨이 인터뷰 전문


Q. 먼저 자신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키위=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강키위(25) 입니다. 해서웨이(hathaw9y)는 2020년 결성 됐습니다."

Q. 어떻게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강= "10살때 처음 기타를 배웠습니다. 어린시절 서태지를 보면서 밴드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20살 되자마자 밴드에 들어가 활동하다, 2년전 해서웨이를 결성했습니다."
이특민="밴드를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강키위 선생님에게 베이스를 배우다 밴드 섭외를 받았습니다."
강= "이특민씨 재능이 뛰어 나다고 생각해 삼고초려를 했습니다."

Q. 밴드는 어떻게 결성 하게 되었나요.
강= "드러머 최세요와는 이전 밴드에서 같이 했던 친구입니다. 죽이 잘맞아서 팀 해체후 함께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해서웨이 결성 전 자작곡을 몇곡 만들었는데, 최세요가 너무 좋다고 칭찬해줘 용기를 얻어 결성하게 됐습니다."

Q. 기타 음색에 대한 호평이 많습니다.
강=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악기 구성이 3가지 뿐이라 공간을 채우는 이펙터 좋은 것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곡에 알맞게 이펙터를 과하게 쓸 뿐입니다."

Q. 기타 베이스 드럼 조화를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나요.
강= "멤버들이 그 3가지만 다룰줄 압니다. 다른 악기는 전혀 못다룹니다. 다른 고민할 필요 없이 세명이서 할 수 있는것을 찾았습니다."

Q. 처음부터 혼성 보컬밴드를 염두해 두셨나요.
강= "처음에는 혼성 보컬은 생각도 안했습니다. 이특민씨를 베이스 멤버로 데려왔는데, 우연히 노래를 시켰더니 잘해서 놀랐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쁩니다."



Q. 첫 EP는어떤 마음으로 준비했습니까.
강= "데뷔앨범은 결성전부터 만든 자작곡을 사용했습니다. 사운드클라우드라는 데모 업로드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곳에 업로드 했더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조회수도 많아지자 용기를 얻었습니다. 앨범을 만들기에는 돈이 부족했지만 부산음악창작소의 앨범 제작 지원사업에 통과했습니다. 그 돈으로 서울에서 녹음했죠. 코로나 시국에 아무도 모를때 음반을 냈지만 기대 걱정 1도 안했습니다. 부산 쇼케이스에 어떻게 알고 찾아 왔는지 관객 80명이 모였습니다. 예상치도 못하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습니다."

Q. 가사나 곡에 대한 영감들은 어디서 얻나요.
강= "낙서 가사는 드러머 최세요가 썼습니다. 우리곡 가사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곡과 조합이 잘 맞습니다. 나에게 없는 것이 많죠. 곡을 만들때 먼저 기타 리프를 만들고 그것을 멤버들에게 들려주면 드러머가 가사를 씁니다. 그 곡을 베이스가 부르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부산이 인디 밴드 성지로 떠오르게 된 이유가 있나요.
강= "세이수미가 워낙에 유명하고, 중심을 잘 잡아준 것 같습니다. 보수동쿨러도 워낙 유명합니다. 해서웨이도 온스테이지를 통해 주목 받으면서 부산밴드에 대한 이야기 나오는 것 같습니다. 부산에 인디 공연장은 2곳 뿐입니다. 밴드 활동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입니다."

Q. 부산 인디신에서 서로 교류가 활발하신가요.
강= "세이수미 중심으로 밴드가 모이고 있습니다. 후배 밴드들 조언도 해주고, 맛있는것도 사줍니다. 세이수미 기타 멤버가 스튜디오를 해 녹음하러 많이 가고 있습니다."

Q. 보수동쿨러와 피쳐링 이어 8월9일 함께 EP '러브 샌드'를 내놨습니다.
강= "보수동쿨러와는 원래 친했습니다. 기타 멤버와는 학교 선후배 사이입니다. 해서웨이는 진지한 곡만 하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했습니다. 러브샌드의 코믹스러움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Q. 가장 공들인 곡, 가장 애먹인 곡은 무엇이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 "둘다 포함되는 곡은 데뷔 앨범 '보이' 입니다. 그 노래는 처음에는 밝고 힘이나는 곡을 계획 했는데, 이특민씨 캐릭터에 부합하는 곡 쓰려고 했습니다. 많이 고민하고,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생각만큼 잘나와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보이도 좋고 해서웨이 곡은 다 좋습니다."

Q. 팀원별로 최애 곡은 무엇인가요.
강= "낙서가 제일 인기 많은 곡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EP 1집 '러브'를 꼽고 싶습니다. 데뷔 전 멤버들에게 불러줬는데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멤버들에게 확신을 줬던 곡이라 가장 좋아합니다."

Q. 선공개곡 월드투어 뮤직비디오 아이디어는 누가 냈나요.
강= "해서웨이가 센치하다 힙하다는 이미지가 왜 생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월드투어는 그때 당시 하고 싶었던 것을 했을 뿐입니다. 월드투어의 가사 썼는데, 가사에 맞게 뮤직비디오 스토리 보드도 짰습니다. 사실 평소에 개그 욕심이 원래 많습니다."

Q. 코로나 기간에 데뷔했습니다. 최악의 기간이었겠다. 어떻게 이겨냈나요.
강= "코로나로 무대가 많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기회였습니다. 곡을 준비하는 시간이 넉넉했습니다. 온스테이지 같은 경우 코로나로 공연이 없으니. 오히려 유입이 많았습니다."



Q. 홍대 공연을 연일 매진 시켰는데 예상을 했나요.
강= "코로나 기간에 스탠딩을 못해 앉아서 보는 공연이었습니다. 매진이 쉬웠습니다. 덕분에 홍보효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서울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Q. 제2의 혁오 밴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는데, 알고 있었나요.
강= "머리카락이 없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댓글을 보면 이센스.오혁 닮았다 소리 듣고 있습니다."

Q. 본격적으로 페스티벌 무대에 출격을 하게 됐습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강= "펜타포트의 세컨드 스테이지 첫 순서였습니다. 당연히 관객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꽉 차있어서 놀라웠습니다. 페스티벌 무대는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공연후 함께 놀면서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아직도 너무 좋은 경험입니다."

Q. 밴드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나요.
강= "목표는 재미있는 것을 재미있게 하자 입니다. 무대를 즐기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멤버들도 항상 재미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밴드로서 롤모델이 있나요.
강= "팀명 해서웨이는 드러머가 좋아하는 가수 도니 해서웨이에서 따왔습니다. 어릴때는 레드핫칠리페퍼스와 서태지를 좋아했습니다. 막상 밴드를 직접해보니 멤버마다 각자 성향이 달라 밴드를 컨트롤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롤모델은 없지만 세이수미 같은 부산을 대표하는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Q. 밴드의 고충은 무엇인가요.
강= "멤버마다 따로 돈을 버는 직업이 있습니다. 드럼은 카페 사장님이고 저는 선생님. 이특민씨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밴드만 하고 지내기에는 수입이 안됩니다. 최근들어 행사가 점점 많아지면서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Q. 멜론 트랙제로 플레이리스트에 'love'가 선정되었을때 소감과 9월8일 트랙제로 Alive 공연에 나서는 각오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강= "멜론에서 연락 올지 몰랐습니다. 멜론은 어려서부터 사용한 앱이었는데 영광스럽죠. 9월8일 평일 공연입니다. 평일에는 멤버들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큰 각오를 했습니다. 유명한 '낙서' 뿐만 아니라, 트렉제로에 선정된 '러브'는 여러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어떤 '러브'가 올라 올리 기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마지막으로 알려주세요.
강= "지금까지 낸 음원을 모아 CD와 LP를 낼 계획 입니다. 내년 정규 앨범도 발매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처럼 성실하고 재밌게 활동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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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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